소아의 항문질환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으나 국내도 소아연령의 항문질환의 빈도가 최근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소아 항문 질환의 대표적인 질환은 치열과 치루(항문주위 농양)입니다. 빈도가 높은 이 두 질환에 대하여 간단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A) 치열과 변비

1) 대변에서 피가 나온다고 하면 치열을 먼저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치열은 말 그대로 항문이 찢어진 것을 말하는 것으로 변비와 매우 관련이 깊습니다.

치열은 소아 혈변의 가장 흔한 원인 중의 하나이며 배변시 통증을 일으켜서 아이가 변을 보다가 울기도 합니다. 진단은 단순히 항문을 벌려서 항문의 점막이 찢어져 있는 것을 관찰함으로써 누구나 쉽게 내릴 수 있습니다. (그림 1)

 

 

그림 1-a.  이 그림은 12시 방향에 치열이 생긴 것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그림 1-b. 12시 방향에 치열이 상당 기간 계속되어 상처조직이 생겨 피부가 늘어진 흉터(skin tag)를 보여주고 있으며 그 흉터조직밑에 숨어있는 치열(anal fissure)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치열이 잘 생기는 위치는 보통 항문의 12시 방향(생식기 방향)이며 간혹 6시 방향에도 생길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이 두 방향에서 항문 괄약근이 중앙에서 결합하기 때문입니다. (그림 1-a)

12시나 6시 방향 이외에 다른 방향에  치열이 생기고 치료를 하여도 잘 낳지 않는 경우에는 결핵이나 염증성 대장 질환을 의심하여야 합니다.

치열이 만성화 되는 경우에는 치열 주위의 피부에 상처 조직이 생기고 이 것이 염증으로 인하여 붓고 늘어져서 마치 닭벼슬 처럼 늘어지게 되는데 이를 skin tag이라고 합니다(그림 1-b).

이 경우 항문을 벌려보면 skin tag의 바로 밑에 숨어 있는 치열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많은 엄마들이 skin tag을 발견하고 나서야 걱정이 되어 병원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2) 치열과 변비는 닭과 달걀의 관계이며 이 관계는 악순환의 관계입니다.

닭과 달걀의 관계에서 닭이 먼저 인지 달걀이 먼저 인지 모르듯이 치열과 변비 중 어느 것이 먼저 발생하였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치열이 있는 환자는 변비가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치열이 있으면 배변 시에 격렬한 통증이 있게 되고 따라서 아이는 통증을 피하려고 충분한 변을 보지 않고 변의 일부를 대장에 남겨 놓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남아 있는 변의 수분이 흡수되면서 굵고 딱딱하게 된다. 굵고 딱딱한 변은 다음 배변 시에 항문을 통과하면서 찢어진 항문에 다시 상처를 주게 되는 악순환을 거듭하게 됩니다.

이 악순환 때문에 치열은 만성화가 됩니다. 따라서 치열의 치료법은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 놓는데 초점이 맞혀져야 합니다.

 

3) 치열의 치료에는 변비의 치료가 병행되어야 합니다

치열의 치료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이미 생긴 치열의 상처부위의 치유를 촉진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변비를 동시에 치료하여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 놓는 것입니다.

간단히 그 치료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ㄱ) 좌욕: 따뜻한 물로 좌욕을 시킴으로써 상처를 깨끗이 하여 상처의 이차치유과정(secondary healing process)을 촉진시키며 통증을 감소시킵니다.

ㄴ) 국소 마취연고: 좌욕 후 국소 마취연고를 발라주어서 통증을 감소시킵니다.

ㄷ) 변비에 대한 일반적인 치료를 반드시 병행합니다.

ㄹ)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변을 연화 시키는 약이나 식품첨가제를 처방합니다.

ㅁ) 수술은 항문괄약근절개술(anal sphincterotomy)로 효과를 볼 수 있으나 소아에서 시행되는 경우는 드물고 대부분이 위의 방법으로 해결됩니다.

 

B). 항문주위 농양과 이와 동반되어 오는 치루 

 

1) 항문주위 농양은 거의 100% 남자아이에게 오며 설사하는 젖먹이에게 생깁니다

소아의 항문주위 농양은 어른의 항문주위 농양과 다른 병이라고 생각되어집니다.

원인은 선천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대부분이 영유아 시기에 생기며 이 시기가 지난 학동기 아동에서는 발생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거의 100%가 남자아이에게서 생기는데 그 이유는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남성호르몬의 영향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신생아의 경우 항문 주위 피부 밑에 아주 조그만 결절이 만져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이 항문음와염(anal cryptitis)이다. 항문주위 농양은 항문음와염에서 농양이 형성된 것입니다.

항문음와염이 있는 아이가 묽은 변이나 설사를 하면서 항문의 위생상태가 불량하여 지면 결국 항문주위 농양이 생기게 됩니다.

2) 항문주위 농양은 3시 방향이나 9시 방향에 생긴다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으나 항문주위 농양이 생기는 방향은 3시 방향이거나 9시 방향에 생깁니다.

어른들의 항문주위 농양과는 다르게 다발성으로 생기는 경향이 많습니다. (그림 2-a)  

그림 2-a. 소아의 항문주위 농양이 생기는 위치는 그림과 같이 3시 방향 혹은 9시 방향에 잘 생깁니다.

그림 2-b. 3시 방향에 생긴 소아 항문주위 농양으로 항문 옆에 고름이 차있고 염증이 심하여 아기가 매우 아파하며 피부가 발적되어 있음.

그림 2-c. 3시 방향에 생긴 소아항문 농양이 자연 배농된 직후의 사진. 소아항문농양은 아기들의 피부가 약하게 때문에 자연배농이 잘되나 진단되면 바로 인공적으로 배농하여 고통을 덜어주고 염증을 가라않혀 주어야 한다.

 

 농양이 심하게 팽창하면 아기는 심한 통증을 느껴 보채게 됩니다. (그림 2-b)

소아의 항문주위 농양은 어른의 그 것과는 달리 치료를 하지 않더라도 피부로 쉽게 터져서 어른에서 볼 수 있는 패혈증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동반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그림 2-c)

농양이 터지면 통증은 가라 않게 되며 농양의 크기도 금방 줄어듭니다.

3) 항문 주위 농양의 치료는 배농술이다: 항문주위 농양이 생기면 농양을 배농을 하여야 합병증 및 고통을 줄일 수 있으며 치료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습니다.

배농술은 외래에서 전신마취 없이 간단히 시행 될 수 있으므로 소아외과를 전문으로 보는 선생님에게 의뢰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미 터진 항문 주위농양의 경우에도 배농이 잘 되도록 좀더 절개가 필요한 경우가 많으므로 소아외과의사에 의뢰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4) 치루는 항문주위 농양의 아들입니다

항문주위 농양이 배농되면 통증도 사라지고 병소도 없어져서 병이 치유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약 50%의 환자에게서는 다시 고름이 차면서 농이 나오는 현상이 반복되게 됩니다.

이런 현상이 1개월 이상 계속되면 치루가 되었다고 진단하게 됩니다.

결국 치루는 항문주위 농양을 거쳐서 생기는 병입니다. 즉 치루는 항문와(anal crypt)와 피부사이에 누공이 생긴 것입니다.

누공의 내면은 이미 상피세포로 마감공사가 되어있습니다. 따라서 저절로 없어지지는 않으며 농이 차게 되면 다시 증세를 나타나게 됩니다.

농의 압력이 올라가면 기존에 열렸던 약한 부위의 피부가 다시 열리며 배농이 되면서 증세가 사라집니다.

이런 현상은 누공이 존재하는 한 계속 반복되게 됩니다.

5) 치루가 생기면 수술을 하여야 합니다:

치루는 원칙적으로 수술 없이는 해결이 되지 않는 병입니다.

소수의 소아외과 의사가 소아 치루는 자연 치유가 된다고 주장하는 분도 있습니다.

그러나 본 저자는 이를 믿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저자의 경험상 치루가 다 나은 것처럼 보이다 15년이 넘어서 증세를 나타내서 수술을 한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소아외과 의사들은 수술을 하여야 한다는 치료방침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소아 치루의 이런 치료방침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본 저자가 발표한 논문이나 저자의 홈페이지에 실린 논문을 참고하기 바랍니다. (Journal of Pediatric Surgery 36: 1367-1369, 2001 )

치루를 수술하지 않는 경우에는 염증이 반복되며 이로 인하여 단순하였던 치루가 새로운 길을 만들어서 복잡치루가 되어 수술이 어려워지게 됩니다. (그림 3)

그림 3. 초기에 수술하면 간단히 완치될 치루를 수개월간 방치하여 복잡치루가 되어서 수술받은 아기의 수술 직후의 항문 모습.

이 환자는 3시 방향과 9시 방향의 치루를 수개월간 방치하여 새로운 길을 형성되고 나서 수술을 받았다. 다행히 수술직후 변실금(변을 흘리는 현상)이 약간 있었으나 수개월후 사라짐.

이는 화산의 주분화구 옆에 기생화산이 생기는 자연현상과 비교하면 쉽게 이해가 가능할 것입니다.

간단히 완치가 되는 병을 어렵게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수술은 비교적 간단하며 환자는 보통 2박 3일의 입원과 전신 마취가 필요합니다.

본 내용은 소아외과의사 한 석주의 홈페이지의 내용입니다.

따라서 본인의 허락 없이 상업적으로 복사 사용하는 것은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또한 본 내용만을 참고 삼아 이를 환자에 적용하는 것은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반드시 의사의 진찰을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