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연화(tracheomalacia) 수술을 받고 나서

 

진이는 식도폐쇄라는 병을 갖고 태어났다.

서울 ##병원에서 생후 3일째 수술을 하였고 금식 후 추이를 본 후 한 달 뒤에 집으로 왔다.

진이는 집에 온 후 여러 가지 불편한 모습을 보였다. 울음소리가 ‘응애 캑 응애 캑’ 하며 흡사 개 짖는 소리를 연상케 했으며 젖병을 먹을 때 항상 가래가 끓는 듯 꺽꺽 거리며 수 차례 멈추고 울었다.

수술한지 한 달 반가량 지났을 때, 트림을 하며 울던 중 갑자기 사지가 늘어지고 얼굴이 파랗게 변하며 숨을 못 쉬었다.

죽은 아이 같았다.

119에 전화를 걸어 응급차를 부르고 구급대원이 알려주는 대로 심폐소생술과 인공호흡으로 아이는 1~2분 만에 숨을 몰아쉬기 시작했다.

후들거리는 다리로 ##병원 응급실을 찾았지만 병원에서는 식도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며 복부에 가스가 좀 찬 거 같다며 특별한 치료법이 없으니 트림이나 잘 시키라고 하며 돌아가라고 했다.

그런 일이 있은 후 아이는 하루 한 번꼴로 호흡곤란 증세를 보였다. 한 번 울기 시작하면 청색증 현상을 보이며 숨이 깔딱깔딱 넘어갔다.

온 몸을 비틀고 괴로워하다가 식은땀을 흘리고 1분여 만에 제정신으로 돌아오는 일을 반복했다. 당황스러웠지만 숟가락으로 혀를 눌러 산소를 넣어주거나 아니면 울려고 할 때 아이가 좋아하는 놀이로 아예 울지 못하게 하는 방법들로 하루하루 버텼지만 삶과 죽음을 오가는 매일을 그렇게 지낼 순 없었다.

##병원 외래와 유명하다는 00대병원까지 진료를 받으며 진이의 상태를 설명했지만 역류 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 약을 먹고 있으니 지켜보자는 말 뿐이었다.

응급실에 다녀온 지 한 달 정도 후에 우리 진이는 지난번보다 더욱 심하게 사지를 늘어뜨리며 숨을 멈추는 일이 일어났고,

이렇게 죽다 살아나는 아이를 보며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하던 중 세브란스 한석주 교수님 홈페이지를 방문하게 되었다.

먼저 글을 통해 상담하다가 교수님으로부터 ‘기관 연화증’의 가능성을 듣게 되면서 우리 진이는 희망을 갖게 되었다.

입원하여 여러 가지 검사를 하여 기관연화증의 증세와 비슷한 심장문제, 위식도 역류, 식도의 누공 등의 가능성을 살펴본 후 기관연화증이 거의 확실하다는 판단 하에 수술을 받았다.

 

한석주 교수님 홈페이지에 기관연화증은 상세히 기록되어 있지만 간단히 다시 설명하자면 식도폐쇄 수술 한 아이들에게 75% 나타나는 합병증으로 숨을 쉴 때 정상 아이들의 경우는 파이프처럼 생긴 기관지에 연골이 단단히 버텨주는데 반해 기관연화 아이들의 경우, 호흡을 할 때마다 연골이 버텨주지 못하고 숨구멍을 납작하게 막아 숨쉬기 힘든 상태에 이르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대동맥 고정술이라 하여 그 연골이 납작해지지 못하게 위에서 고정시켜 호흡을 원만히 할 수 있게 하는 수술을 우리 아이가 받게 된 것이다.

 

 

5시간 긴 수술 끝에 진이는 완벽하게는 아니지만 숨 쉬고 먹고 생활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기관지가 회복되었다. 기관연화증은 1년 정도 경과하면 연골이 스스로 단단해져서 별 문제가 없는 병이란다. 우리 진이는 증세가 심해서 수술을 받은 것이다.

 

수술 후 많은 것이 변했다.

첫째, 울음소리이다. 개 짖는 소리(한석주 교수님 논문에는 물개울음 소리로 표현)의 ‘응애 캑’이 사라지고 쥐어짜는 듯한 울음소리도 한결 부드러워졌다. 비로소 여느 아이의 울음소리처럼 낼 수 있게 되었다.

둘째, 젖병을 먹을 때의 변화이다. 젖을 먹을 때마다 힘들어 꺽꺽 대던 아이가 너무나 편안히 젖병을 빨아댄다.

셋째, 잠잘 때면 앓는 소리를 내던 숨소리가(금관 악기 소리 비슷함) 아주 편안하게 쌔근거렸다.

넷째, 울어도 깔딱 넘어가는 일이 없으며 자지러지게 울지도 않았다. 다섯째숨 쉴 때, 먹을 때, 목 뼈 아래 부분이 움푹 움푹 들어갔는데 그 현상이 사라졌다.

 

마지막으로 짜증이 심해서 많이 보채고 힘들어했는데 전보다 훨씬 덜 보채고 편안해 한다. 이 변화는 CT 사진 상으로도 수술 후 기관지가 많이 호전된 것을 알 수 있다.

 

 

 

세브란스 병원의 한석주 교수님을 만나지 못했다면 우리 진이는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지 상상 할 수도 없다.

왜냐하면 기관 연화증을 일찍 발견하지 못하고, 또는 발견하여도 그 치료법을 잘 알지 못해 유명한 S병원에서 기관 절개를 하고 다시 한석주 교수님을 찾는 엄마도 만나 보았다.

같은 부모로서 참 안타까웠다.

하나님은 사람을 통해 일하시고 최고 축복인 만남의 축복을 통해 계획을 성취하신다.

우리 진이는 아픔을 안고 태어났지만 그것이 하나님의 사역을 하는데 발판이 될 것이고 한석주 교수님과의 최고의 만남을 통해 축복을 받고 새롭게 삶을 출발한 것을 확신한다.

이 새로운 삶은 아이가 신체적으로 편안해 진 것은 물론이고, 우리 진이처럼 기관 연화증으로 고통 받는 다른 아이와의 또 다른 만남을 통해 하나님의 계획이 성취될 것이라고 믿는다.

그런 이유로 나는 이 글을 쓰게 되었고 그 만남을 기대한다.

한석주 교수님을 비롯한 많은 세브란스 선생님들께 감사를 드리고 하나님께 영광 돌려드린다.

 

2008. 7. 8.

 

서나빈 (010-4459-0616)